막내 딸의 역마살 편지
부부가 사랑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부모의 모습입니다. 본문
사랑하는 엄마 아빠.
너무 오랫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네요.
매일 방문자가 1이라고 기록된 걸 보면 분명 아빠가 보고 계실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은 꼭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하루하루 뭐가 그렇게도 바쁜지.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고,
그 와중에 게르은 내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고...
요즘 아빠가 카톡도 하시고, 카카오 스토리도 하셔서
사진도 보고 계신다는 걸 알고 나니,
사람들이 보는 나의 일상을 드디어 엄마 아빠가 보실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 좋아요. 사실은 더 가까워야 할 엄마아빠가 이제사 제 일상 속으로 들어온 것 같아 새롭기도 하구요.
어제는 여기 의료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임산부 수업에 다녀왔어요.
4주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하는 수업이데,
출산할때 준비해야 할 것들, 출산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방법, 궁금한점들을 물어 볼 수 있는 시간이예요.
어제는 첫 주였고, 보통 32주가 되어야 신청을 해서 들을 수 있어요.
우리 사랑이는 지금 31주라서 수업에 들어가니 제가 가장 예정일이 늦더라구요.
첫주와 둘째주는 분만에 관한 수업을 하구요,
셋째주는 모유수유, 넷째주는 부모교육을 하는 시간이예요.
한국에도 이런 수업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제 가서 수업을 들어보니, 이런 준비는 참 좋은 것 같았어요.
분만을 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여러가지 가능성, 우리가 최소한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알려주거든요.
임산부들의 걱정, 궁금한점들을 직접 산파(미드 와이프)가 알려주기도 하구요.
신랑도 같이 참석해서 배우니, 더 좋았어요.
그중에 분만을 할 때, "임산부가 긴장을 풀 수 있는 노래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는 조언을 하더라구요.
요즘 태교에 좋다고, 아는 언니가 보내준 노래들이나 전래동화를 듣고 있기는 한데,
마음을 편하게 하기는 좋지만, 딱히 제가 좋아하는 노래는 아니라서 자주 안 듣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한국의 발라드나 옛날 노래들을 검색해 보았어요.
고등학교때는 락그룹 '넥스트'를 너무 좋아해서 '스타데이트'까지 나가기도 했지만, (엄마도 기억하시죠? ㅋㅋㅋㅋ)
사실 제가 지금도 자주 즐겨듣고 좋아하는 가수는 이문세나 윤상, 김동률 같은 가수들의
잔잔하고 애잔한 노래들이예요. 김광석이나 안치환, 아빠가 좋아했던 김현식이나 송창식도 좋아하구요.
검색을 하다가,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는 노래를 다시 들었어요.
예전에 한번 듣고는 너무 눈물이 나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서
이 노래가 참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들을 수 없어서 일부러 듣지 않았던 노래였어요.
그러다 오늘 아침 김광석의 노래를 다시 한번 들어볼까 검색을 하다가 이노래를 듣고는, 역시나
엄마아빠 생각에 또 한번 펑펑 울어버렸어요.
(여기 클릭하시면 노래 들을 수 있어요. )
그렇게 사랑하고, 자식을 기르고 많은 인생의 우여곡절을 함께한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을
엄마아빠에게서 항상 보아 왔었어요. 마치 엄마아빠를 노래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나는 그런 아빠엄마에게 좋은 딸이었나 생각해 보니, 눈물만 흐르더라구요.
엄마, 아빠..
죄송하고 감사해요.
아직도 엄마가 점점 더 예뻐진다고 하시는 아빠와
아빠의 건강 걱정에 눈시울 적시는 엄마가
그렇게 지금도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부부로, 나의 엄마아빠로 계셔 주시니,
나는 너무 행복한 딸이예요.
우리 사랑이 앞에 나도 그런 부모가 되어서 60을 훌쩍 넘겨 황혼을 바라볼때도
행복하고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생각을 하니, 나중에 분만을 할때 이노래를 들을면 엄마 아빠 생각에 왠지 행복해 질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분만이 다가오고,
사랑이를 볼 날이 다가오니,
마음이 기쁘고 심란한 것이 교차되니, 더 엄마 아빠 생각이 나네요.
금주가 벌써 31주예요.
이제 조금 있으면 엄마를 본 다 생각하니,
사랑이를 보는 것 만큼이나 설레고 좋아요.
오늘도 사랑해요.
런던에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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