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딸의 역마살 편지
생일의 의미. 본문
사랑하는 엄마아빠께,
오늘은 내 생일 하루 전인데, 엄마한테서 생일 축하 카톡을 받았어요.
문득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목이 메이는 거 있죠.
만 삼십삼년을 살고서 이제야 제대로 생일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 것 같아요.
자식을 낳아야 어른이 된다는 옛 어른들의 말이 틀리지 않았나 봐요.
물론 아직도 철이 덜 든 딸이지만,
자식을 낳고 나니 인생의 다른 장을 살고 있는 기분과,
하나 더 배워 가는 것을 느껴요.
오빠들과 내 생일이 엄마아빠에게 왜 더 특별한 날들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단순히 우리가 엄마아빠의 자식이라서 생일을 축하해 줘야 하는 게 아니라,
우리들의 탄생은 엄마아빠의 인생에 큰 전환점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우리 사랑이를 낳던 날을 기억해요.
그 작은게 스물일곱시간 동안 내 작은 뱃속에서 몸부림을 치며 나오려고 얼마나 고생을 했겠느냐고
엄마는 나한테 위로를 하면서도 사랑이 걱정을 하셨었잖아요.
그렇게 태어난 핏덩이를 내 가슴에 올려놓던 그 느낌을 나는 영계까지 가지고 가겠지요..
나의 생일이란, 내 엄마의 그리고 아빠의 고통과 감동의 날이지 않을까요?
나의 생일을 나보다 엄마가 더 잘 기억하는 건,
오늘은 엄마의 목숨을 담보로 나를 세상구경 하게 해준 그 날이라서가 아닐까요...
물론 그날도 엄마는 고통을 겪는 당신보다 뱃속에서 몸부림을 치며 세상을 향해 나오는 나를 더 걱정하셨겠지요...
그렇게 나를 낳아주신 그날이 오늘이네요.
그게 벌써 삼십삽년이 되었네요, 엄마.
내 목숨이 아깝지 않을 만큼 내 자식을 사랑한다는 그 마음을 몸으로 보여준 그날이
누군가의 생일이지 않을까 싶어요.
엄마아빠, 추운 겨울날 새벽 빙판길을 한시간이나 걸어 병원에 나를 낳으러 가셨다는 이야기를
수도없이 들었어도 그게 얼마나 힘들일이었다는 것을 생각치도 못했어요.
아. .그런 이야기가 있었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어떻게 엄마는 그 길을 걸었을까요.
택시를 5분 타고 가면서도 죽을 것 같았던 생각을 해보면 엄마는 나보다 더 강한 여자라는 걸
다시한번 깨달아요.
우리 사랑이는 4월 따뜻한 날 골라 햇살 가득한 날 태어났는데, 그런 걸 생각해보면,
우리 사랑이는 참 효자네요. ㅎㅎㅎ
목숨을 걸고 나를 낳아준 엄마, 세상을 다 준대도 나와는 바꿀수 없다던 아빠,
제가 이렇게 행복한 세상을 경험하고 살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누구보다 사랑으로 낳아주시고, 정성으로 길러주시고,
이렇게 행복한 인생 살아 갈 수 있게 해주셔서 이 은혜를 어떻게 다 갚아야 할 지 모르겠어요.
내 생일을 챙기는 것이 뭐 별거냐.. 생각했는데,
엄마를 아빠를 위해서도 내 생일을 귀히 여기는 사람이 되어야 겠어요.
엄마아빠 진심을 다해 감사해요.
엄마아빠가 날 사랑하시는 만큼 더 훌륭한 인생을 살아가는, 더 행복해 지는 딸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께요.
생일축하 감사해요.
런던에서 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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